남자가 여자에게 청혼을 할 때 반지를 선물합니다. 아니면 남자가 여자에게 선물을 할 때 1순위에 반지를 포함한 보석 장신구가 들어간다고 알고 있습니다. 보석의 사전적인 의미는 단단하고 미적 가치가 높은 희귀한 광물 및 준광물을 이르는 말로 주로 가공을 거친 뒤 장신구로 쓰이는 것을 말합니다.
사람들은 옛날부터 나무나 뼈로 만든 무엇인가를 몸에 부착했습니다. 금, 은이나 그 밖의 귀중한 것들로 장식한 보석은 문헌으로 확인된 것은 기원전 3500년경 수메르의 지배층이 처음 착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석은 옛날부터 권력이 있거나 돈이 많은 귀한 신분의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습니다. 보석은 제사장이나 왕족이어야만 몸에 지닐 수 있을 만큼 사회적 신분의 상징이었던 것입니다. 평민들이 몸에 부착할 수 있던 것은 보석류가 아니라 부적 종류였고, 약간의 장식물은 있었으나 보석으로서의 장식 개념이 아니라 악령을 퇴치하려는 목적에서 착용했습니다. 아무리 권력이 있는 자들이라 해도 평민들이 악령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부적을 착용하지 못하게는 할 수 없었을 것이고, 평민들과는 어떻게든 달라야 했던 권력층은 그 부적을 보석으로 만들어 장신구 겸용으로 착용을 했던 것입니다. 지금도 판타지 소설이나 영화 혹은 게임에서 보석은 신비한 능력을 캐릭터에게 부여하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합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기록상 최초로 보석을 장신구로 사용한 민족은 수메르인이며, 각종 보석으로 치장한 최초의 여인 또한 수메르의 여왕 푸아비(Puabi)였습니다. 왕비의 역할보다는 수메르를 직접 다스렸던 것으로 인정되는 그녀는 기원전 2500년경에 죽어 지금의 이라크 남부 텔 알무카야르에 있던 도시 우르에 묻혔습니다. 이 무덤에서 출토된 그녀의 보석과 장신구들을 보면 수메르인들이 얼마나 보석을 애호했는지 그리고 그들의 보석 세공 기술이 얼마나 발달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무덤 속 푸아비의 상체는 온통 금과 은으로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오른팔에는 금줄이 세 개나 늘어져 있는데 이것들은 모두 청금석(靑金石)으로 세공을 한 장식물이었습니다. 그 각각에는 물고기 모양의 호신부(護身符)가 달려 있었고, 금으로 만든 팔찌는 가젤 두 마리가 앉아 있는 형상이 있는 정교한 물건이었습니다.
여왕은 머리에 왕관 세 개를 겹으로 쓰고 있는데 세 왕관은 서로 금줄로 엮여 있습니다. 그중 맨 안쪽의 가장 작은 왕관은 전체가 서로 얽히고 설킨 고리로 되어 있고 바깥의 두 왕관은 더 복잡한 구조로 금줄을 섬세하게 꼬아 만든 금몰 담쟁이와 버들잎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가장 바깥쪽 왕관에는 푸르고 흰 꽃잎을 가진 휘늘어진 가지가 달려 있는데 이것들은 모두 금입니다. 여왕의 귀에는 역시 금으로 만든 반관 모양의 귀고리가 달려 있습니다. 목에도 각종 귀금속으로 장식된 목걸이가 감겨 있었고 각 손가락에는 화려하게 장식한 반지를 끼고 있었습니다.
이 밖에도 손과 팔에 걸치는 팔찌류, 목에 거는 목걸이류 등도 출토되었는데, 그것들이 여왕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보석들의 주인이 여왕이 아니었다고 하는 것은 장례식을 집전했던 사람의 것과 여왕과 관계있는 귀족들의 것 그리고 심지어는 장례 마차를 끈 말들의 장식물까지 가지런히 무덤 한쪽에 놓여 있었기 때문에 학자들은 쉽게 알 수 있었다고 합니다.
수메르 이후의 문화권도 나름대로의 보석세공기술이 발달했지만, 수메르의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학자들은 이야기 합니다. 학자들은 보석에 대한 기술은 수메르 시대에 거의 완성이 되었다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여왕의 장신구만으로도 그들의 수준이 높음을 알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지금으로부터 따지자면 거의 5000년 전인데도 그들은 보석 자르는 기술, 용접 기술, 선세공 기술 등을 모두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이 글은 김대웅 씨의 저서 "최초의 것들(노마드, 2020)"을 참고하여 적었습니다.
'모든 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축구는 원래부터 마을대항전이었다고요? (309) | 2024.02.19 |
---|---|
뉴턴이 연금술사였다고요? (292) | 2024.02.18 |
마파두부의 이름이 이 의미였어요? (309) | 2024.02.16 |
조선시대 통행금지가 해제되는 날이 있었다고요? (318) | 2024.02.15 |
아우토반은 히틀러의 작품이 아니라고요? (294) | 2024.0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