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세계 대전(1914년 7월 28일 ~ 1918년 11월 11일)은 1910년대 이전까지 인류가 경험한 모든 전쟁 중에서 가장 참혹한 전쟁이었습니다. 적게는 900만 명에서 많게는 1,000만 명 이상이 귀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당시 서구 열강들이 인정하는 전 세계의 국가는 59개였습니다. 이 중 33개 국가가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습니다. 참전한 인원도 상상을 초월한 규모여서 전쟁터에서 싸운 병사 외에 후방에서 지원하기 위해 공장에서 일한 노동자까지 포함하면 당시 세계 인구의 50퍼센트 이상이 참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제2차 세계 대전은 이보다 훨씬 참혹한 전쟁이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잠수함, 탱크, 전투기, 독가스 등 첨단 살상무기들이 모두 제1차 세계 대전 때 등장했습니다. 사람을 죽이는 도구를 당시로서는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으로 업그레이드한 전쟁이었습니다. 특히 전쟁을 일으킨 독일의 잠수함 U보트가 맹활약했습니다. U보트는 당시 독일 해상 전력을 대표했고, 연합군 함대를 크게 위협했습니다. U보트는 영국을 봉쇄하기 위해 대서양을 오가는 선박을 닥치는 대로 공격했습니다. 사실 먼저 해상을 봉쇄한 쪽은 영국이었습니다. 독일의 전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물자가 들어가는 해상을 막으려고 영국은 독일로 향하는 해상을 봉쇄했습니다. 이에 독일은 “무제한 잠수함 작전”이라는 이름하에 U보트로 맞섰습니다.
제1차 세계 대전이 터졌을 때 처음 미국은 중립을 선언했습니다. 미국의 외교 정책 또한 다른 대륙의 문제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먼로 독트린 이 기본 원칙이었기 때문에 굳이 유럽의 문제에 엮이고 싶어 하지 않았습니다. 연합군은 미국이 같이하기를 원했지만 미국은 고개를 돌렸습니다. 미국이 연합군의 편에 서지 않은 것은 독일에게 큰 행운이었습니다. 미국은 당시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미국이 연합군의 편에 서면 곤란한 독일은 미국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조심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유럽문제 미지근한 반응을 했던 미국을 참전시킨 것은 바로 독일이었습니다.
1915년 5월, U보트가 영국 여객선 루시타니아호를 침몰시켰습니다. 물론 무제한 잠수함 작전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루시타니아호의 탑승객 1,200여 명이 전원 사망했는데 이 중 128명이 미국인이었습니다. 바로 이 사건이 미국 정부의 화를 돋우었습니다. 흔히 이 사건에 격분한 미국 정부가 제1차 세계 대전의 참전을 선언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 사건은 불씨 하나를 던진 것에 불과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처음에는 정중하게, 그러면서도 단호하게 독일에 대해 작전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독일은 미국이 전쟁에 참여하지 목하게 할 방법이 있다고 생각했기에, 미국의 요구를 들어줄 생각이 없었습니다. 미국의 경고를 무시한 독일의 U보트는 여전히 망나니처럼 대서양을 휘젓고 다니며 닥치는 대로 배를 격침시켰습니다. 미국은 화가 났지만 섣불리 참전을 결정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독일은 미국이 참전하지 못하게 하려고 꼼수를 부렸습니다. 1917년 1월, 멕시코의 독일 주재 대사 하인리히 폰 에카르트에게 본국으로부터 비밀 전보가 왔습니다. 발신인은 독일 외무장관인 아르투르 치머만이었습니다. 비밀 전보이니 민감한 내용이 들어 있을 터. 영국 정보국은 2월에 비밀 전보를 해독했습니다. 이 전보를 발신인의 이름을 따서 '치머만 전보'라고 하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멕시코를 설득해 미국에게미국에 선전 포고를 하게 하라. 그러면 멕시코가 1848년 미국에 빼앗긴 영토, 즉 텍사스와 뉴멕시코, 애리조나를 되찾을 수 있도록 독일이 돕겠다고 하라.‘
당연히 영국 정부는 이 비밀 전보를 런던 주재 미국 대사에게 전달했습니다. 미국 대사는 지체하지 않고 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에게 전문을 보냈습니다. 윌슨은 웬만하면 먼로 독트린을 끝까지 지키면서 참전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치머만 전보'를 확인한 이상 더는 침묵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전보 내용을 국민에 공개했고, 이어 1917년 4월 6일 독일에 대한 선전 포고를 의회가 승인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미국은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고, 제 무덤을 판 독일은 끝내 전쟁에서 패하고 맙니다.
그럼 이 전보를 접한 멕시코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일단 멕시코 정부는 공개적으로 "현실 가능성이 없고, 멕시코가 옛 땅을 돌려 받는다 해도 또 다른 문제가 생길 것이다"라며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미국이 참전하지 않았다면 제1차 세계 대전의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이 전보 한 통이 세계 역사를 바꿔놓은 셈입니다.
오늘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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