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모든 상식

옛날에는 명함으로 세배를 대신했다고요?

by 삼둥이 아빠 2024. 1. 27.
728x90
반응형

벌써 설날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설날 하면 생각나는 것 중 하나는 세배입니다. 어린 시절 설날은 최대의 용돈벌이 명절이었습니다. 물론 추석이 있지만 추석은 어른들께서 용돈을 주시는 것이 전적으로 어른의 마음에 달렸지만 설은 세배라고 하는 것을 어른들께 제공하고 당당히 세뱃돈이라고 하는 용돈을 기다릴 수 있는 날이었습니다.

 

사진출처:매거진한경

 

물론 설날 세배는 아이들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옛날부터 어른들도 했고, 정승들도 하였습니다. 옛날 설날이 되면 대궐에서는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 3정승은 모든 주요 관원들과 함께 임금에게 새해 문안을 드렸습니다. 신하들이 임금에게 세배를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설날에는 부인들도 친인척(親姻戚) 간에 새해 인사를 하는데, 중류(中流) 이상의 가정에서는 사회분위기 상 부녀자들의 외출이 자유롭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자숙(自肅)하였으므로 설을 맞이해도 세배를 하기 위해 자유롭게 밖으로 드나들기가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정월 초삼일부터 보름 사이에 여자아이종을 예쁘게 단장시켜 일가친척에게 보내어 새해 문안을 드리게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안주인을 대신하여 새해 문안을 드리러 다니는 여자아이종(女婢)을 ‘문안비(問安婢)’라고 하였습니다.

 

세배하는 어린이들(사진출처:뉴스1)

 

문안비를 보내어 새해 인사를 하는 풍속이 생겼던 이유는 옛날 사대부 양반집의 부인네들이 외출을 하게 되면 걷거나 아니면 사람이 메는 가마를 타야 했고, 게다가 부인들이 외출을 하기 위해 치장을 하려면 번거롭고 많은 시간이 소모되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방문을 받는 집안에서도 손님을 접대하기 위해 그 집안의 부인 역시 음식 장만은 물론 몸 단장을 하고 손님을 맞이해야 했을 것입니다. 또 한 번 방문을 했을 때 현대와 같이 통신기기가 없을 시절이어서 서로의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번거로워서였지 않을까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로의 번거로움은 피하고 대신에 발 빠른 문안비를 보내어 새해 인사를 나누는 풍속은 그 시절에 나름 합리적인 선택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세함(사진출처:우리문화신문)

 

그리고 지금은 이래서는 안되지만 나라에서 주는 녹봉(祿俸)을 받는 공무원인 하급 관리(官吏)들도 상급 관원(官員)에게 세배를 하러 갔습니다. 에나 지금이나 살림살이가 넉넉지 못한 서민들이 많지만 옛날 각 부서의 서리(胥吏:말단의 행정 실무 종사자)나 각 군영의 군졸과 같은 서민층도 그 생활이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러한 이들이 설날 상급 관원에게 빈 손으로 세배를 하러 가거나 변변치 못한 선물을 들고 방문한다는 것은 매우 하급자의 입장에서는 멋쩍은 일이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어색한 상황을 간파한 우리 조상들은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에서 ‘세함(歲銜)’이라는 제도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Pixabay 로부터 입수된 Merlie kim님의 이미지 입니다.

 

‘세함’은 사람이 사람에게 직접 세배를 하는 것이 아니고, 세배를 받는 상급 관원의 집에서 대문 밖에 쟁반을 마련해 놓으면, 세배를 하러 온 하급 관리들이 종이쪽지에 자신의 이름을 쓴 명함(名銜)을 그 쟁반 위에 놓고 돌아 갔는데 이것으로 세배를 한 것으로 간주되는 ‘세함’이라는 제도입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대문 밖에 책상을 준비하고 그 위에 백지 장부와 붓과 벼루를 놓아두면, 하례객이 와서 자신의 이름을 쓰고 가는 것이었습니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청렴한 상급 관원은 자신이 집안에 있으면서도 없다 하여 새해 인사를 하러 온 손님들을 일부러 만나 주지 않았다고도 합니다. 청탁 등 불필요한 의혹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문안비와 세함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생긴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현대에 생각을 해도 합리적인 생활제도였지 않나 합니다.

 

이 글은 박호순 저 <우리 민속의 유래>를 참고하여 적었습니다.

 

사진출처:교보문고

 

오늘도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혹시 필요하신 광고 있으시면 구경 부탁드립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