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청소년 시기였던 1980년대의 남학생들 사이에서는 UFO가 인기가 높았습니다. 소년중앙, 어깨동무, 새소년 같은 어린이 잡지에서도 자주 기사화 되었었고, 능력개발사에서 만들어진 1,000원짜리 미니백과 시리즈 중에도 “UFO 대사전”이 있을 정도로 인기 아이템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UFO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일까요? UFO는 Unidentified Flying Object, 미확인(Unidentified), 하늘에 날아다니는(Flying), 물체(Object)의 이니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확인 비행물체라는 단어는 그게 헬륨이 든 풍선이건, 요즘 한창 인기가 있는 드론이건, 단순 날벌레건간에 피사체가 촬영, 녹화된 시점에서 확실하게 식별이 안 된다면 그냥 UFO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굳이 외계인이 타고 있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제트엔진이 실용화되고 항공 우주공학이 발전하면서 UFO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그러던 중 1947년 미국인 케네스 아널드(Kenneth Arnold)가 이상한 비행물체를 목격했는데, 많은 기자들이 이 목격담을 기사화함으로써 미국 전역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미 공군은 이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UFO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했습니다.
미국 공군에서는 1948년부터 1969년까지 약 20년간 극비로 UFO를 조사하여 “프로젝트 블루북(Project Blue Book)”이라는 자료집을 만들었습니다. 2019년에는 동명의 드라마로도 제작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6.25전쟁 중 미공군 조종사들이 한반도 상공에서 UFO를 목격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100여 명의 미군 조종사, 육군, 지상 레이더 요원, 해군들이 50여 차례 UFO를 목격했으며, 특히 1950년 9월에서 1954년 겨울까지 빈번하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1976년 10월 14일 오후 6시에서 8시 사이에는 서울특별시 강북 일대에서 있었던 UFO 근접 조우 사건이 있었습니다. 해당 비행물체가 청와대 상공에 진입했기 때문에 청와대 UFO 사건으로도 불립니다. 다른 UFO 사건과 다른 것은 대한민국 국군이 비행물체 격추를 시도했다는 점으로, 비록 실패했지만 로스앤젤레스 전투와 같이 UFO 근접 조우에 무력을 사용한 몇 안 되는 사례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찍힌 가장 선명한 UFO 사진은 1995년 9월 4일,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설곡리에서 문화일보 김선규 기자가 찍은 UFO이라고 합니다.
각종 기록을 살펴보면 UFO라고 생각되어지는 물체는 옛날에도 출현했습니다. 서양의 경우 고대 이집트의 문서에 UFO가 기록되어 있다는 설(說)부터 중세 벽화에 UFO가 묘사되었다는 주장까지 의견이 분분하지만, 가장 흥미로운 것은 6세기경 마야족이 건설한 멕시코 팔렝케 유적에서 발견된 그림입니다. 파칼 왕의 석관 덮개에 새겨진 그림인데, 사람들은 UFO가 이륙하는 장면이라고도 하고, UFO 설계도거나 UFO 조종실 모습이라고도 합니다. 그림을 보면 그런 이야기가 나올 법도 하긴 합니다. 그러나 역사학자들은 고대의 신화나 특이한 그림과 거대한 건축물이나 모형은 대부분이 별자리와 태양에 대한 천문학을 표현한 것들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나라에도 UFO라고 추정할 수 있는 많은 기록이 있습니다.
UFO에 대한 첫 기록이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한 것은 세종대왕 때입니다. 세종실록에는 "괴이한 현상이 일어났는데, 호리병과 같은 물체가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우레와 같은 소리가 났다. 일관이 이를 몰랐으므로 옥에 가둬 죄를 다스렸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풀어보면 길흉화복을 점치는 일관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체가 나타날 것을 미리 알지 못하여 옥에 가둔 사건입니다.
이긍익의 “연려실기술”만 살펴보아도, “태조 7년(1398) 11월 무자일에 유성이 낮에 나타났는데, 크기가 병만 했다.” “세조 2년(1456) 5월 무인일 낮에 모양이 주먹 같고 꼬리가 한발 남짓한 긴 유성이 나타났다." "연산군 9년(1503) 12월 갑오일에 유성이 나타났는데 꼬리의 길이가 한 발가량 되었고, 빛은 희고 소리가 길었다." "중종 14년(1519) 11월 을사일에 동복현에 한 필의 베폭만 한 흰 기체가 하늘에 나타나... 길이가 세 발가량 되었다." "중종 38년(1543) 6월 갑술일 새벽에 유성이 나타났는데... 모양은 동이[盆] 같은데 꼬리의 길이가 8~9척이나 되며 빛이 붉었다." 등의 기록이 있습니다.
또한 조선왕조실록 광해군일기 20권, 광해 1년 9월 25일 계묘 3번째 기사에도 UFO로 추정되는 물체에 대한 글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해당 내용은 한 달 전인 8월 25일에 있었던 일을 강원감사가 정리하여 보고한 것입니다.
”간성군(杆城郡)에서 8월 25일 사시 푸른 하늘에 쨍쨍하게 태양이 비치었고 사방에는 한 점의 구름도 없었는데, 우레 소리가 나면서 북쪽에서 남쪽으로 향해 갈 즈음에 사람들이 모두 우러러보니, 푸른 하늘에서 연기처럼 생긴 것이 두 곳에서 조금씩 나왔습니다. 형체는 햇무리와 같았고 움직이다가 한참 만에 멈추었으며, 우레 소리가 마치 북소리처럼 났습니다. “
”원주목(原州牧)에서는 8월 25일 사시 대낮에 붉은색으로 베처럼 생긴 것이 길게 흘러 남쪽에서 북쪽으로 갔는데, 천둥소리가 크게 나다가 잠시 뒤에 그쳤습니다. “
”강릉부(江陵府)에서는 8월 25일 사시에 해가 환하고 맑았는데, 갑자기 어떤 물건이 하늘에 나타나 작은 소리를 냈습니다. 형체는 큰 호리병과 같은데 위는 뾰족하고 아래는 컸으며, 하늘 한가운데서부터 북방을 향하면서 마치 땅에 추락할 듯하였습니다. 아래로 떨어질 때 그 형상이 점차 커져 3, 4장(丈) 정도였는데, 그 색은 매우 붉었고, 지나간 곳에는 연이어 흰 기운이 생겼다가 한참 만에 사라졌습니다. 이것이 사라진 뒤에는 천둥소리가 들렸는데, 그 소리가 천지(天地)를 진동했습니다. “ 같은 날 자료에는 춘천과 양양에서도 같은 내용으로 보고가 된 것이 확인됩니다.
물론 이때는 당연히 UFO라는 용어가 없었으므로 유성이나 혜성 등 천문학에서 쓰이는 단어로 표현했습니다.
오늘도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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