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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에도 행운의 편지가 있었다고요?

by 삼둥이 아빠 2024.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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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생 시절 학교의 책상 서랍이나 교과서 등에 가끔 편지 한통이 들어 있을 때가 있었습니다. 이 편지를 열어보면 “이 편지는 영국에서 최초로 시작되어 일년에 한바퀴를 돌면서 받는 사람에게 행운을 주었고...”라고 쓰여진 편지가 있었는데요. 예 잘 아시다시피 이것은 행운의 편지죠. 이 편지를 받으면 4일 안에 7통을 필사하여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지 않으면 큰 불행을 겪을 것이라는 협박(?)의 글이 쓰여져 있었습니다. 그러데 이 행운의 편지가 똑같은 내용은 아니지만 15세기 조선시대에도 있었다는 것을 아시나요?

 

Pixabay 로부터 입수된 Katamaheen님의 이미지 입니다.

 

조선왕조실록 성종 1년 5월 26일[“성종실록”(5권) 1470년 5월 26일]에 보면 "윤필상(尹弼商)의 반인(伴人) 임효생(林孝生)이 고하기를, ‘함평(咸平) 사람 김내은만(金內隱萬)의 아내가 내게 와서 말하기를, 「입이 셋 머리가 하나인 귀신이 하늘로부터 능성(綾城) 부잣집에 내려와서 한 번에 밥 한 동이[盆], 두부국[豆腐羹] 반 동이를 먹었는데, 그 귀신의 말이, 이달에는 비가 안오고 다음달 스무날에는 반드시 비가 내릴 것인데, 만약 이날 비가 안오거든 밭을 매지 말아라 하고, 또 말하기를, 진생(辰生)·신생(申生)·유생(酉生)인 사람들은 금년에 모두 죽는다고 하였는데, 이 말은 어떤 역자(驛子)가 금구 영리(金溝營吏)에게서 듣고 말하는 것을 내가 들었다.」고 하였습니다.’ 하였다. 임효생이 또 고하기를, ‘지난 4월 27일에 새 감사(監司)를 뵈오려고 함평(咸平) 가리역(加里驛)에 이르니, 역자(驛子) 5, 6명이 말하기를, 「나이 1백 49세의 중이 우리들에게 말하기를, 금년과 내년에는 열 명의 계집이 한 남자를 같이하고, 열 집에서 소 한 마리, 말 한 마리를 함께 하며, 군사가 일어날 것이다 라고 하더라.」 하였는데, 이 말을 함평 사람이 믿는 이도 있고 안믿는 이도 있습니다.’라고 하였다. 임효생의 고한 바가 이와 같으니, 과연 이 같은 말이 있으면 어리석은 백성이 요사한 말을 가볍게 믿고 망령되게 소동하여 마침내 농사를 폐하는 데 이를까 염려되니, 그 말의 근원을 깊이 캐서 사람의 의혹을 풀게 하라."(발췌: 국사편찬위춴회 조선왕조실록) 이라는 글이 있습니다.

 

사진출처 : 우리문화신문

 

세계적인 기록문화재로 인정받는 “조선왕조실록”에 삼구일두귀라는 귀신이 적혀있고, 이 귀신이 한 예언에 대해 민심을 어지럽게 하지 않기 위해 조사하라는 왕의 명령이 적혀있습니다. 물론 민심보다는 군사가 일어날 것이라는 민란의 징조 때문에 조사를 시킨 것이겠지요. 이에 두달정도의 시간이 흐름 뒤 조선왕조실록에는 이 이야기가 다시 거론이 됩니다.

 

성종 1년 8월 3일[“성종실록” (7권) 1470년 8월 3일]에 보면 “의금부(義禁府)에서 전라도 관찰사(全羅道觀察使)의 계본(啓本)에 의거하여 아뢰기를,

"구례현(求禮縣)에 사는 백정 박석로(朴石老)가 요사스런 말을 지어서 말하기를, ‘보성군(寶城郡)에 거주하는 부자로 사는 사람의 집에 귀신이 있는데, 사람 모양 같고 키가 한 길이 넘으며 몽두(蒙頭) 만 쓰고 하늘로부터 내려왔다 하며, 그 집 사람이 늘 식사 때마다 한 말의 쌀로 밥을 지어 먹였더니, 귀신이 말하기를, 「나의 아우도 또 내려오는데, 오면 큰 풍년이 들 것이다.」라고 하였다.’ 하여 여러 사람을 현혹하게 한 죄와, 양녀(良女)인 막가이(莫加伊) 조이[召史], 무녀(巫女) 단정(丹正), 역자(驛子) 망금(亡金)·문금(文金), 통인(通引) 중남(仲南), 백정(白丁) 이인부(李仁夫), 백정의 딸 고미(古未)가 박석로의 요사스러운 말을 더 보태어 전하기를, 귀신이 있는데 머리 하나에 상투가 일곱이라고 말하고, 혹은 머리 하나에 상투가 서넛이라고 말하고, 혹은 머리 하나에 상투가 둘인데 능성(綾城)과 보성(寶城)에 내려와 식사 때마다 국과 밥 각 한 동이씩을 먹는다고 하여 여러 사람을 현혹하게 한 죄와, 정병(正兵) 주면(周面)·김자형(金自亨)·임효지(任孝之), 사노(私奴) 이송림(李松林)·길사룡(吉四龍)·임동말(林同末)·중장수(中長守), 학생 이말동(李末同)·이은주(李銀柱), 갑사(甲士) 한덕경(韓德敬), 역자(驛子) 방철(方哲), 중[僧] 성심(性審)·혜공(惠空)·의안(義安)·지수(志脩)·준옥(准玉)·명일(明一)·계순(戒順)·학돈(學頓)·성회(性會)·성운(性云)이 요사스러운 말을 만들어서 이르기를, ‘운남(雲南) 원광사(圓廣寺)에 나이 1백 49세 된 노인이 있었는데, 정해년 6월 초10일에 죽었다. 그런데 그 돌아온 혼(魂)이 위로는 천계(天界)에, 아래로는 지부(地府)에 통달하여 인간에게 와서 고하기를, 「경인년 3월부터 바람과 비가 몹시 심해 악한 사람은 다 죽는다. 전염병과 전쟁의 재변으로 경인년 ·신묘년 두 해에 사람이 8분(分)은 죽어서, 집은 있으나 사람은 없으며 땅은 있으나 경작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리고 아홉 여자가 한 지아비와 함께 살며 열 집이 한 마리의 소를 함께 부리며, 집에는 연기가 끊어지고 곡식은 쌓아 두고 먹을 것이 없다. 만일 믿지 않는 자는 눈만 멀 뿐이고, 이 글 한 벌[本]을 전하는 자는 자기 한 몸의 재앙을 면하고, 두 벌을 전하는 자는 한 집의 재앙을 면하고, 세 벌을 전하는 자는 크게 평안함을 얻을 것이다. 만일 믿지 아니하고 이 글을 집 속에 감추어 둔 자는 유혈의 재변을 볼 것이다. 이 글은 요동(遼東)에서 온 신강 화상(新降和尙)의 글인데, 이것을 베껴 사람에게 전하여 주라.」 하였다.’라고 하여, 여러 사람을 현혹하게 한 죄는 아울러 율(律)이 참대시(斬待時)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유지(宥旨) 전의 일입니다.(후략)”(발췌: 국사편찬위춴회 조선왕조실록) 라는 글이 있습니다.

 

Pixabay 로부터 입수된 OpenClipart-Vectors님의 이미지 입니다.

 

우리가 예전에 받았던 행운의 편지와 비교를 해보면 많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편지의 기원도 영국에서 시작되었다는 것과 비슷하게 중국 운남성의 한 노인의 말에서부터 시작이 되었다고 하고,

여기 적힌 내용을 믿지 않으면 눈이 먼다.

여기 적힌 내용을 한번 전하면 한 몸이 재난을 피한다.

여기 적힌 내용을 두번 전하면 집안이 재난을 피한다.

여기 적힌 내용을 세 번 전하면 태평한 시절을 본다.

고 하며 이 예언의 글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21세기를 살면서 이런 이야기는 믿기 힘들지만 15세기에도 이런 글이 돌아다녔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이 글은 괴물연구가로 널리 알려진 곽재식 씨의 저서 " 괴물, 조선의 또 다른 풍경"을 참고하여 적었습니다.

사진출처 : 예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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